님의길 소개 비움을 걷는 원주교구 순례길

천주교 원주교구 순례길

순례길 기도

순례를 떠나며 바치는 기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 저는, 이제 저는, 떠나려 합니다.

고향과 집을 떠나 새 삶을 찾은
아브라함만큼의 대단한 결심은 없습니다.
이 길을 먼저 걸은 신앙선조들 만큼의
단단한 각오도, 아직은, 없습니다.

다만 주님,
그분들도 어쩌면 망설이다 용기를 내셨을테니
이 길을 떠나는 저에게도
망설임을 넘어서는
작은 용기를 허락하소서.

주님께서 허락하신 작은 용기로
아득한 길, 낯선 길 떠나려 하오니, 제 걸음은 가볍게 하시고
낯선 곳에서는 손을 잡아 주소서.

주님, 이제 떠나려 하오니
저 마지막 마침의 자리에
기쁨과 보람의 상을 차려 놓으시고
저를 기다려 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순례를 마치며 바치는 기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도착했습니다, 주님.

시작의 자리에서 마침을 보면
너무도 아득하여
때로는 제가 가기는 어려운 길이라고도 여겨지고,
또 때로는 허망한 마음도 들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주님만을 믿으며 걸어
마침내 도착하였습니다.

주님 감사드립니다.
이렇듯 마침의 보람과 기쁨을 주신 주님,
감사드립니다.

어느 훗날,
제게 주신 시간의 마침에
오늘의 이 마침을 다시 떠올리며,
그 순간도 기쁨과 보람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그날도 오늘처럼
주님께 감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